라이프로그


[오베라는 남자]프레드릭 배크만 입문 귓말



예쁜 디자인의 [다산책방]의 책은 처음이 아니지만('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를 읽었기 때문에) 프레데릭 배크만의 책은 '오베라는 남자'로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오베라는 남자]는 대부분의 소설 속 주인공들과는 달리 무지하게 까칠하다는 점이 흥미로워 읽기 시작한 책이다. 순전히 그 이유 하나만으로 책을 시작했지만, 재밌고 감동적이어서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오베에 대해서 말하자면 참 이상한 주인공이다. 까칠하고 신경질적이고 남을 믿지 않으며 걸핏하면 욕설에 무뚝뚝한 할아버진데도 근래 읽었던 어떤 소설 속 주인공들보다도 매력적이다. 왜 소냐가 그를 사랑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집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요. 처음에는 새 물건들 전부와 사랑에 빠져요. 매일 아침마다 이 모든 게 자기 거라는 사실에 경탄하지요. 마치 누가 갑자기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와서 끔찍한 실수가 벌어졌다고, 사실 당신은 이런 훌륭한 곳에 살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말할까봐 두려워하는 것처럼. 그러다 세월이 지나면서 벽은 바래고 나무는 여기저기 쪼개져요. 그러면 집이 완벽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불완전해서 사랑하기 시작하는 거죠. 

오베와 이웃들의 이야기도 소소하고 재밌었지만, 무엇보다 오베와 소냐의 사랑이 아름다웠다. 오베라는 남자 자체를 사랑한 소냐와 그런 그녀가 세상의 전부였던 오베. 나의 사랑도 이럴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은 처음이었는데 후반부에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몰입해서 본 것 같다. 이번에 나온 신작을 포함해서 앞으로 그의 책은 즐겁게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 원칙주의자와 사랑하며 함께 사는 게 힘들지도 모르겠다. 가끔 그가 내게 왜 자기를 사랑하는지 모른다고 말할 때가 있다. 선뜻 대답을 못했었는데, [오베라는 남자]를 읽으면서 대답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만약 그가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이었다면 아마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현재 마음으로는) 그와 내가 낡아짐을 공유하며 그 불완전함까지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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