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파이어엠블렘 에코즈]노말 클리어, 캐릭터잡담(누설) 여행

이번 주말동안 파이어엠블렘 에코즈를 클리어했다. 
다른 밀려있는 게임도 많고 게임하다가 열받는 것도 싫어서 적당히 노말로 했는데
노말도 난이도가 꽤 있어서 생각보다 깨면서 열을 많이 받았다.

파이어엠블렘을 3DS와서 처음 접했고, 각성을 꽤 재미나게 해서
IF와 에코즈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이래저래 적응하기 어렵고 난감한 타이틀로 각성보다는 별로였다.

타이틀 볼륨 부분에서도 불만이 있었지만
그건 각성이나 다른 파엠 시리즈도 비슷한 데다가, 
에코즈 자체가 1992년도作 '파이어엠블렘 외전'을 리메이크한 거였으므로
시나리오 길이 자체에 한계가 있을거라고 고려해서 그건 그냥 그랬다.

가장 큰 불만은 '설정이 완료된 캐릭터들'과 '랜덤 능력치 향상'이었는데
이게 무슨 말인고하니

이전 타이틀 '각성'에서는 이미 주어진 캐릭터들을 제한된 범위내에서 
내가 원하는 전직으로 성장시키기도 하고,
자유롭게 캐릭터들을 연인으로 이어줘서 다양한 지원효과를 만들기도 하며,
그렇게 연인이 된 캐릭터들을 결혼시켜
다양한 캐릭터 설정 및 전투 능력치를 가진 2세대를 만들 수 있었는데
(한마디로 캐릭터를 성장시킬때 자유도가 많았음)

이번작에서는 그런 것 없다 ㅡ_ㅡ
캐릭터들은 이전 시나리오에 따라 이미 각 이야기가 정해져있으며
전직할 수 있는 직업도 정해져있다.
('마을 사람'은 전직 직업 선택이 가능하지만 그 외에는.....)
그리고 당연히 2세대도 없으며, 짝은 이미 시나리오에 의해 정해져있다.
이 부분이 마음에 드는 이도 있겠지만, 나는 각성을 재미나게 해서 그런지 
'게임, 진짜 밋밋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랜덤 능력치 향상'도 나를 빡치게 만드는 요소였는데
레벨업에 따라 능력치가 일정하게 상승하는게 아니고
랜덤으로 상승하다 보니, 열나게 레벨 5 업해도
성장이 1도 안느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내가 망캐속성이 있는건지, 원래 게임이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래저래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며칠동안 몰입해서(빡치면서) 잘했던 것 같다.


★ 아래는 주요 캐릭터 잡담으로 누설요소가 있으니 주의 ★


{티타(아름군)}
아름군, 세리카군 통틀어서 최고의 힐러.
광역단체힐인 '리저브'가 있는 것 만으로도 다른 모든 힐러를 침묵시킬 수 있다.
후반합류인점이 아쉬웠던 캐릭터

{에피(아름군)}
아름군에서 아름과 함께 초반부터 활약하는 캐릭터
초반힐러로서도 훌륭하지만 후반까지도 아름군의 메인 힐러로서 활약했다.
특히 인접 유닛을 한번 더 행동하게하는 '어게인'을 유일하게 가지고 있어서
최종전에도 참가할 수 있었다.
다만 뭔 이야기를 해도 뭐든지 아름을 찾는 얀데레 속성때문에 좀 무서웠다.


{콘라트(세리카군)}
최상급직업'골드나이트' 자체가 이동력과 몸빵이 좋을 뿐 아니라
캐릭터 성장률이 좋아서 잘 사용한 캐릭터.
설정상으로도 가면을 썼을때와 안썼을때의 갭모에가 있어서 
상당히 재밌었다.

{세이버(세리카군)}
세리카군의 다른 용병들은 뭔가 지나가는 캐릭터라는 느낌을 받는 반면에
확실하게 스토리상으로도 비중이 있는 용병캐릭터.
에코즈 자체가 '마검사무쌍'이라고 할만큼 마검사가 강해서 잘썼다.
후일담에 아름다운 부인과 이어졌다고 하는데,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아마 아랫분일듯 싶다.

{제니(세리카군)}
세리카군의 초반 힐러.
초반힐러로서 능력치가 상당해서 공격형 힐러로 잘 사용했다.
후일담엔 깜짝 놀랄 만한 상대와 이어졌다는데
아무래도 위엣분이라고 추측된다.

{딘(세리카군)}
세리카군의 합류 이벤트로 들어온 용병 캐릭터
합류 시에 전사인 ''딘'과 마도사인 '소니아'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선택되지 않은 캐릭터는 합류하지 않음)
세리카군에 마도사가 많은 관계로 딘을 합류시켰다.
여러번 개조한 검을 주고 던져놓으니 알아서 잘 싸워서 만족했었다.


{파이슨(아름군), 레오(세리카군)}
각 진영마다 한명씩 있는 보우나이트.
각 진영마다 한명이라는 희소성도 있지만, 성 공략시에는 저격이 필수라서
안키워도 두명 다 쑥쑥 잘 컸다.
마검사가 다 씹어먹는다지만, 개인적으로 보우나이트가 제일 도움이 많이 되었다.

{마틸다(아름군)}
골드나이트란 직업 자체가 이점이 많기도 하지만 마틸다 자체의 캐릭 성장률이 좋아서
아름군의 에이스로 잘 썼다.
얘도 개조창 쥐어주면 알아서 무쌍 찍어서 아주 편리했다.
정말 '여기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
(근데 남편인 클레베는 왜 그 모양?)


{듀테(아름군)}
아름군, 세리카군을 통틀어서 가장 활약했던 마도사.
처음엔 방어수치가 안좋아서 애매하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노가다로 레벨을 키워주고 마도의 반지를 쥐어줬더니
진짜 마법으로 무쌍을 찍었던 캐릭터이다.
☆귀엽고☆강하고☆재미있고☆ 골고루 매력을 갖췄다.

{클리프(아름군)}
아름군의 초반 마을사람 중 1명(에피는 초반에 '소녀'로 들어오니 제외)
아름의 친구들 중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가지고 있으며
마검사로 전직시켜도 좋지만 나는 마도사로 전직시켰다.(쬐끔 후회..)
후반에 힐러로도 딜러로도 무난하게 잘 활약했다.

{클레어(아름군)}
등장과 일러스트마저도 '나 페가수스 나이트요'라고 말하는 듯한 캐릭터.
극 초반에 합류했지만 후반까지도 잘 사용했다.
이동력 좋지, 딜 좋지, 활만 조심하면 잘 쓸 수 있다. (활만 조심하면, 활만 조심하면)
그레이와 로빈 사이에서 결국 그레이와 함께 한다는데
로빈과의 지원회화를 한번도 못본 나는 어리둥절 했다. (전혀 썸씽이 없었는데)

{세리카(세리카군)}
두 사람의 영웅왕 중에서도 아름보다도 대외적으로 유명한 것 같다. (무쌍에도 나오고..)
성능이야 주인공이기 때문에 말 하지 않아도 좋은 건 당연하고
스토리로 보았을 땐 주인공이라기에는 좀 애매한 것 같다.

어쩌면 세상을 구할 방법으로 '신을 찾는다'는 면과 에코즈의 전체적인 주제를 생각해봤을때
세리카의 수동적인 행동과 결말은 어느정도 납득이 가기도 한다.


{아름(아름군})
두 사람의 영웅왕 중 가장 주인공에 근접한 인물.
원작인 '파이어엠블렘 외전'을 안해봐서 세리카의 형제인가 예측했다가
콘라트로 인해서 뒤통수를 맞았었다.
마지막 도마와의 결전 이펙트는 정말 훌륭했다.


이걸로 파엠 에코즈는 끝.
추가 시나리오는 정신건강을 위해서 접어두기로 했고
DLC는 고민하다가 시나리오에 비해 가격이 터무니없어서 안하기로 했다.

당분간 쉬었던 게임을 마무리하고 여유가 있을때 IF로 넘어가야겠다.

[하코니와 컴퍼니웍스]구입-실행 여행



[하코니와 컴퍼니웍스]는 일본에서 PV 뜰때부터 하고 싶었던 게임이다.
블록류 게임 중에서 마인크는 하자니 좀 부담되고, 
드퀘빌은 딱 정해진 자유도 내에서 재밌게 했었는데
그런 점에서 [하코니~]는 드퀘빌쪽과 좀 더 비슷해 보였기 때문에 엄청 하고 싶었다.

거기다 블록형성과 SRPG가 같이 있다니! 이 얼마나 환상적인 게임인가 하며 열광하다가
국내 정발 소식에 한 번 더 열광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쥐도새도 모르게 발매가 되어서 내 손에 들어왔다. 

발매전부터 예약걸어서 발매일 다음날에 받을 수 있었다.
아 예쁜 것♡

한정 예약 특전인 PS4테마를 먹이면 요렇게 화사하게 변한다

심지어 아이콘들도 귀염귀염하고
배경에서는 [하코니~]테마인 듯한 노래가 나온다.
내 우중충한 PS4가 이렇게 귀욤귀욤해지다니!

{NPC케릭터인 '메메'}
유일하게 육성이 있으며 주인공을 서포트하는 캐릭터이다.


{주인공과 주인공의 거점인 '컴퍼니'}
주인공을 특전 파츠로 열심히 골라서 예쁘게 만들어줬는데
나중에 외형 바꿀 수 있다는 걸 알고 기절할뻔.
그래도 귀욤귀욤하니 봐준다.

하던 게임도 멈추고 열심히 하는 중인데
여러모로 처음 생각과는 다른 부분이 보여서 당황 중이다.

일단 볼륨이 무~지하게 작은데, 서브퀘가 없고, 메인퀘만 하면 1회차가 완료되는 듯하다.

그리고 전략 전투가 한번 해보니 진짜 지랄맞다는 걸 알았는데
행동캐릭이 공격을 하려면 무조건 캐릭의 방향을 바꿔줘야되고
적 페이즈 시 스킵이 없어서 전투할때마다 복장터지는 상황을 겪게 된다.

거기다 자원을 얻으려면 필드위에서 전투 형식으로 이동하여 제한된 인벤토리(5개정도?)
를 담고 일정 턴 내에 죽지 않고 탈출지점으로 도착해야만 그 자원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다.

아-- 니폰이치, SRPG 한두번 만들어본 것도 아닌데, 왜 이딴식으로 만들었니...
아직 분노할 정도까진 아니라서 하고 있는데 내가 이거 트로피를 딸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케이크 류]그동안 먹은 것(주로 디저트류) 냠냠


주방 크기가 작아지면서 점점 '좋은 재료를 만들어먹는 것'에서 멀어지고 있다.
더욱이 거슬리는 일이 많아지고 예민해지면서 
단 게 무진장 댕겨서 디저트류만 주구장창 먹고 다녔다.

특히 케이크가 가장 사랑스러웠는데, 요새는 케이크 종류도 점점 다양해져서 
신나서 여러 케이크를 먹고 다녔다. 

{투썸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
함께 근무하시는 선생님이 추석 선물로 주셔서 맛있게 잘먹었다. 
딸기도 시큼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초코 생크림이 너무달달-달지않음의 중간에 있어서 
정말 맛있게 먹은 것 같다. 
내 생일에도 요걸로 먹어야지

{르씨르 혼합케이크}
내가 먹어본 카페 중에 가장 마카롱이 맛있는 가게 '르씨르'
그래서 엄마 생일 케이크도 르씨르에서 주문했다. 
전체적으로는 맛있었는데, 엄마는 전부 치즈류 케이크다 보니까 좀 느끼했던것 같다.
르씨르는 조각케이크 위주로 먹어야겠다.



{스타벅스 클라우드 피칸타르트}
무료음료 쿠폰 쓰러 갔다가 낚여서 사온 케이크
견과류도 고소하고 위에 살짝 얹여진 크림도 맛있었다.
보통 스벅 케이크는 다 재앙급이라는데 난 왜 이렇게 맛있는지 몰라 

{투썸 딸기레어치즈케이크} 라고 쓰고 혼돈과 파괴의 망각 케이크라고 읽는다.
작년 내 생일에 먹고 가족 반응이 좋았던 케이크로 이번 동생 생일에 구입했는데
어무이가 뜨끈뜨끈한 방바닥에 놓아두시는 바람에 곤죽이 되어버렸다.
케이크 자체는 맛있는데 가족 모두 숟가락으로 케이크를 떠먹는 대참사가...

{'커피와 소나무'-음료와 사과타르트}
엄마가 평소부터 눈여겨 보시던 카페 '커피와 소나무'에서 냠냠
음료도 전반적으로 다 맛있었고, 무엇보다 베이커리류가 진짜 맛있었다. 

음식 외적인 부분에서 잠시 말하자면 카페 주인이 카페에 공을 많이 들여서 그런지
마당 조경이 환상적이었다.(가서 봐야만 느낄 수 있을듯)
그리고 커피 컵이나 컵받침, 의자 등이 앤티크 식기여서 굉장히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이런 좋은 점들이 혼잡함과 사람 소음으로 상쇄되어서 
우리 가족은 두번은 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플랜비 감바스}
인근에서 가장 괜찮다고 해서 가본 음식점
대표 메뉴가 감바스라고 해서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이때까지 가장 맛있었던 서면 전포거리의 감바스를 뛰어넘는 맛이었는데
아무래도 기름에 얹어 나오지 않아 덜 느끼해서 그런 것 같다.
아무래도 난 정통 감바스보다 이 집 감바스가 좀 더 내 취향에 맞는 것 같다.

더불어 으깬 체리로 만든 체리콕도 비싸지만 맛있었다.


요즘들어 인스턴트 음식과 디저트만 줄창 먹으러다녀서 죄책감이 든다.
동전만큼 잡히는 뱃살때문에 당분간은 만들어먹는 음식으로 해먹어야겠다.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동물은 인지할 수 있는가 귓말


과학의 '과'자도 모르는 나도 동물행동학이 근래에 나왔으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건 알겠다. 최재천 교수의 책들을 읽으면서 동물행동학을 알게 되었고 좀 더 자세히 (그렇지만 교양 수준으로)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 까진 좋았는데, 읽다보니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첫째로 번역한 문체가 직역이라고 할 만큼 난해하다는 거고, 두번째는 문과출신의 과.알.못(과학을 알지 못하는) 인간이 보기에는 어렵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내용이 많아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큰 주제인 '동물도 인지를 할 수 있다.'를 주장하기 위해서 1장,2장,9장에서는 동물행동학의 사조 및 방법론을 설명하고 있고, 나머지 장에서는 동물인지의 근거가 될만한 여러가지 실험내용을 주제별로 서술하고 있다. 

동물행동학 연구의 사조와 관련해서는 행동주의와 동물행동주의의 상반된 두가지 이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언뜻보면 비슷한 이름 때문에 비슷한 내용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내용은 정반대이다.
  - 행동주의는 학습주의를 표방하며 동물의 진화된 행동들이 자극과 유인기제에 의한 학습활동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본다. 때문에 연구의 방법도 동물의 움벨트를 전혀 고려하지 않으며 모든 동물(인간을 제외한)을 관통하는 일관된 행동이론이 있다고 생각한다.
  - 동물행동주의는 동물의 진화된 행동들이 학습이 아니라 동물의 본능과 환경에 대한 필요로 나타난다고 본다. 때문에 동물의 생물학적 특징과 환경인 '움벨트'(독일어로 한 개인이 처한 주변세계 또는 환경을 뜻함)를 중시하는 연구를 하며, 일관된 행동이론을 지양한다. 

이미 책표지의 캐치프라이드에 나와있듯이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이 책은 동물행동학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동물인지'를 주장하고 있다. 즉 동물도 인지사고를 할 수 있으며 때문에 인간만이 인지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이 핵심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많은 실험결과들을(실제로는 더 많았을 실험에서 추렸을 것이다.) 두꺼운 책 지면에 가득 담고 있는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아래와 같은 세부부분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동물의 언어능력과 관련된 실험들이었는데, 이 실험들은 오히려 인간만이 복잡한 언어체계를 사용함을 증명하였지만, 언어 외적 의사소통을(우리가 알기 어려울정도로 세밀한) 사용하는 동물들에게 언어로 인간사고를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방법론적인 문제를 나타냈다.

둘째는 동물의 사회성과 관련된 실험들로, 동물들이 어떤 보상을 위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아닌 역지사지를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음을 실험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해서는 '나'와 '너', '무리의 존속'. '시간개념'등을 인식해야하기 때문에 인지가 근간에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세번째는 시간 경과에 대한 인식으로 침팬지 '소코'의 실험이 인상깊었는데, '소코'는 5년 전에 단 한번 있었던 실험의 장소를 기억하였다. 또한 '마쉬멜로 실험'과 비슷한 인내-보상 실험을 통하여 앞으로 받을 보상을 기대하는 등 미래에 대한 인식이 있음을 증명하였다. 

마지막은 거울을 통한 자기 인식 여부와 관련된 실험들이었는데, 거울을 통한 자기인식 능력은 그 밖의 다른 고위 인식과 사고를 유발하므로 '동물인지'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실험들이었다. 거울을 통해 자기 인식이 가능한 종은 많지 않았지만, 그 외 방법을 통해서는 '나'와 '너'를 구분할 수 있었으며, 각 종의 움벨트를 고려했을 때 이 결과들은 동물들이 자기 인식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였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결국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은 '동물인지'를 주장하면서 동물행동학에서 하는 실험들의 방법론이 바뀔 필요가 있음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동물을 연구하면서 인간의 생태와 환경을 기준으로 연구한다는 것은 모순이 있다. 책 전반에 나타나는 실패한 실험들을 근거로 우리는 이때까지의 연구가 일정부분 방법론에서 문제가 있음을 인식해야하며, 동물의 움벨트를 고려하고 나아가서는 윤리적인 실험 및 연구가 될 수 있어야할 것이다.

* 실험 과정과 결과 도출에서 요구하는 엄격함 때문에 놀랐다. 하지만 '동물인지'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하면서도 많은 양의 증거가 필요하므로 이와 같은 방법이 불가피할 것이다. 

* 작가는 그렇다고 인지론만 중시하여 학습론을 경시한 것은 아니다. 둘 사이를 융합하여 동물 행동의 비밀을 밝힌다는 큰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 이런 시각은 최재천 교수님의 '통섭론(학문적 융합)'과 비슷해서 동물행동학자들 중에는 '통섭'을 주장하는 분들이 원래 많으신건지 궁금해졌다.

* 최재천 교수님이 [인간과 동물]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을 동물실험을 이렇게 방대한 양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의 실험내용들을 봤을때(극도로 다양한 변수를 둔) 그들의 노력이 존경스러웠다.

실험과학의 신조는 여전히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는 아니라는 것이다.




[명랑하라 고양이]고양이로 피로 회복 귓말


이용한 작가의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재밌게 읽었었는데, 이 시리즈가 그 뒤로 여러 권이나 이어온 줄을 모르고 있었다. 

동물 관련 에세이는 귀여운 동물 사진이 잔뜩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한데, 이용한 작가의 책은 어여쁜 문장들이 많아서 사진으로도 글로도 많은 즐거움을 주었다. 이용한 작가가 시인이어서 그런지 '앙낭냥 이요옹', '꽃세수', '고양이별' 등 예쁜 단어들이 특히 많았다. 
그리고 고양이 무늬를 보고 떠올린 '고래 고양이'나 '벽돌 고양이'처럼 이용한 작가만의 독특한 상상력도 느낄 수 있었다.

'꽃세수'하는 고양이

최근에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었는데 귀여운 고양이들을 실컷 보면서 피로를 회복한 듯하다. 왜 애묘인들이 고양이를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도 찾아서 읽고 싶다. 

허겁지겁 시골 주전자와 물뿌리개에 머리를 박고 있는 길고양이들. 

※ 추가하자면 [명랑하라 고양이]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용만 있는 게 아니라 길고양이들의 비참한 생활도 같이 담겨 있다. 단지 이용한 작가의 문장으로 순화되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길고양이에 대해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니 묘생들에게도 불행 중 다행이다. 

"고양이의 봄날은 그렇게 지나간다. 이따금 꽃하품도 하면서 꽃냥냥거리며 봄날은 간다."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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